북.세.통

2019.01.23
181
봄드림 기자단 3팀
봄드림 기자단 3팀
2019.01.23
181

기사사진1_용량줄인것.png

그림 1 책방 허송세월 외관 모습

 

  천안역 주변에는 역시 명물 아니랄까봐 곳곳에 호두과자집이 보이는데요. 을씨년스러운 날씨, 노릇노릇한 그림이 박힌 호두과자집이 밀집된 골목을 걷다가 인적 드문 골목에 들어서면 따뜻한 색감의 책방, 허송세월이 빼꼼 보입니다. 오픈 시간 직전에 찾아갔더니 보이는 어두운 가게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천과 전문 카메라. 분명 이름은 책방, 허송세월인데 1층은 스튜디오라니, 첫 인상부터 예사롭지 않네요. 요즘 지역마다 우후죽순으로 독립서점이 생기고 있는데요. 독립서적은 기존의 책과 어떤 차별화된 매력이 있길래 팬과 전문 서점까지 생기는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요. 봄드림 독서공간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독립서점 '책방, 허송세월'의 매력을 알기 위해 이번 기사에서는 책방, 허송세월의 사장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기사사진2_용량줄인것.png

그림 2 인터뷰에 열심히 응해주시는 책방 사장님

 

 

Q. 서점이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여서 손님과의 친밀도가 높을 것 같아요. 기억나시는 손님이 있나요?

A. 저요. (웃음) 저는 단골손님이자 사장이에요. 3대 책방지기거든요. 얼마 전 책방지기가 되기 전까진 그저 이곳의 손님이었죠. 시간이 비거나 심심하면 자주 왔다가 2대 책방지기 분의 제안으로 인계받게 되었죠.

 

Q. 심심하면 자주 왔던, 책방 허송세월만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A. 우리는 '책방' 이라는 단어보다 '허송세월' 이라는 이름에 큰 비중을 둬요. 이곳은 책방의 역할에 국한 되지 않아요. 천안종합터미널의 '에보니북스'는 영어원서 전문이고 그 뒤에는 '고양이책방 분홍코' 라고, 고양이와 일본 관련 서적만 판매하는 책방이 있어요. 이 주변에도 '마르크스북스토어'라고 요리서적만을 다루는 곳이 있죠. 다른 곳은 책에 목적을 둬요. 여기는 책을 살 수도 있지만 그 전에 그냥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책상에 앉아서 책만 읽다가 갈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사람들과 모임이나 스터디를 해도 돼요. 아무거나 해도 되는 게 우리 허송세월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Q. 그래서 이곳 이름이 '허송세월' 이군요.

A.  그렇죠. 저는 지금 3대 책방지기지만,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모토는 허송세월이 맞아요. 심지어 여름에는 자다 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웃음), 앞으로 변하지 않을 방향성이에요.

 

 

기사사진3_용량줄인것.png

그림 3 책방 허송세월 내부 모습

 

 

Q. 독립서적이 왜 지금 이르러서야 주목받고 있을까요?

A.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휴대폰으로 내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왔어요. 책을 만들고 편집하는 과정·방법도 예전에는 전문가를 만나야 알 수 있었다면 지금은 몇 분만 검색하면 되죠.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고 편리해지면서 자발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책으로 묶는 거라고 생각해요.

 

Q. 1층은 스튜디오로 되어 있던데 허송세월이 사진에도 테마를 둔 건가요?

A. 2층은 책방, 허송세월, 1층은 전적으로 사진관 허송세월이에요. 상명대 사진학과 학생이 사장으로 있고 사실상 다른 사업체에요. 흑백사진 1일 체험이나 사진 동아리의 공간으로 쓰고 있어요.

 

Q. 독립서점에서 사장은, 기존 대형서점에서의 단순히 판매하고 운영하는 역할과는 차이가 있을까요?

A. 서점도 요즘은 프랜차이즈 시대여서, 프랜차이즈 서점은 그곳만의 생산·유통라인으로 밀어 붙이는 게 가능하지만 독립서점은 대대적인 홍보나 브랜드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프랜차이즈 서점과 달리 허송세월을 천안시 주민 모두가 알진 않으니까요. 독립서점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어요. 물론 이곳의 책들을 대형서점들은 안 다루기도 하지만, 계속 홍보를 하려면 모임이나 콘서트 등 복합 문화공간의 성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차별화는 불가피해요.

 

Q. 차별화를 위한 이벤트가 따로 잇다면?

A. 이전까지는 독서토론회, 작은 전시회나 천안의 대학생들의 플리마켓을 진행 했고, 작은 재즈밴드의 음악회도 열렸어요. 하지만 제 전공이 문예창작과이다 보니까, 글에 비교적 집중해 보려고 해요. 여전히 수공예나 음악 쪽의 행사도 있겠지만, 천안의 애독가들이 이곳에 와서 글과 책을 연구하고, 문학 동인회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보려고 해요.

 

Q.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 독립서적을 유통하는 건가요?

A. 허송세월은 99% 전화나 메일로 계약을 받아요. 허송세월의 SNS를 통해서 메일로 책을 소개하면서 입고 문의가 와요. 많게는 하루 10-20통의 메일이 전국 각지에서 오는데, 요새 정말 독립서적 만드는 사람이 많구나 싶어요. 하나하나 열람하면서 상품 가치를 판별하고 가격을 매긴 다음 다시 작가분께 몇 부까지 서점에 들일 것인지 연락드려요. 허송세월 경우에는 제가 도매로 책을 사는 방식이 아니라, 일단은 책을 한꺼번에 들여온 다음 연말에 팔린 수에 맞게 한꺼번에 판매금을 분배해요. 들어온 독립서적을 책방에 진열한다고 해서 특별히 돈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은 없죠. 독립서점과 작가의 입장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입장이니까 선별 과정이 중요해요.

 

Q. 봄드림 독서공간사업의 지원을 받고 책방이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지원을 받고 나서 전에는 조금 휑~ 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전체적으로 책방이 깔끔해지고 공간 효율성이 높아졌어요.

 

Q.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독립서적이 따로 있다면?

A. 상엽 작가의 <매일의 제주를 너에게> 라는 제주도 사진 산문집. 들고 다니면서 인상 깊게 봤어요. 그리고 김현정, 서한나 두 작가님의 산문집 <매그진> 1호. 앞뒤 구분 없이 가운데 표지를 기점으로 한쪽은 낮, 다른 쪽은 밤이라는 테마로 구분되어 있어요. 구성도 재미있지만 이 안의 글이 사색하기 좋아요. 독립서적 중에서는 가장 좋아해요.

 

 

KakaoTalk_20181221_142509054_30 (2).jpg

그림 4 책방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두 권의 독립서적

 

Q. 독립 서적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A. 돈이죠. (웃음) 허송세월이 비영리단체는 아니지만, 이곳의 성격상 수익이 많이 나기도 함드니까요. 번화가에 위치한 것도 아니니까 리스크도 있구요. 홍보로 순이익이 늘어난다면 책방에 많은 변화를 꾀해서 허송세월을 더 활성화하게 하고 싶어요. 돈과 활성화가 일맥상통하는 만큼, 이 두가지가 현재 저의 가장 큰 고민이에요. 특히 활성화는 제 운영 목표기도 하구요.

 

Q.  운영 목표가 활성화라구요.

A. 전부는 아니더라도, 천안의 20대 열명 중 한 명은 허송세월을 알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으면 해요. 그럼 다른 책방도 마찬가지로 알려져서 천안의 작은 서점들이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고 믿어요. 최대한 이 책방을 유명해지게 하고 싶어요.

 

 

  책방 내부는 고즈넉했습니다. 넓은 공간이 아닌데도 온갖 종류의 독립서적들이 선반과 책꽂이에 한눈에 들어오도록 알차게 진열되어 있었는데요. 서점의 성격에 맞게 책들 또한 자유분방했습니다. 기존의 것과 다를 바 없는 외양의 책들도 있었고, 독특한 구성과 눈길을 끄는 제목의 책도 더러 있었습니다. 사장님의 말들은 확고했답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영리 공간이라니. 일상과 사람들 속에 억눌려 혼자 있고 싶을 때, 이곳 '책방, 허송세월'에 와서 평범한 이들의 비범한 책들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띠지.jpg

 

 

#삼성디스플레이 #책 읽는 습관 만들기 #봄드림 #봄드림 기자단 3팀 #책방허송세월 #독립서점 #지역서점

댓글 0